기술적인 문제로 국제우주정거장(ISS)에 발이 묶인 미국 보잉사의 우주캡슐 'CST-100 스타라이너'(Starliner, 이하 스타라이너) 우주인들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부재자 투표를 계획 중이다.

13일(현지시간) AP와 스푸트니크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ISS에 머무는 스타라이너 우주인 배리 부치 윌모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11월 치러지는 미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부재자 투표를 신청했다고 밝혔다.

그는" 미국 시민에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쟁하는 이번 대선에 한표를 행사하라"고 독려했다.

420㎞ 상공에서 윌모어가 부재자 투표를 실행하면 이례적으로 우주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게 될 전망이다.

▲ ISS에서 화상 기자회견하는 스타라이너 우주인들.

그가 이처럼 '우주인 유권자'가 된 것은 당초 8일만 ISS 체류하려던 일정이 기술적 문제로 8개월로 늘어났기 때문이다.

윌모어와 함께 스타라이너를 타고 ISS에 온 미 해군 조종사 수니타 윌리엄스는 문제가 생긴 스타라이너가 지난 6일 자신들을 태우지 않고 지구로 귀환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.

지난 6월 5일 발사된 스타라이너는 이튿날 ISS에 도킹했다.

그러나 발사 후 비행 과정에서 헬륨이 누출되고 기동용 추력기 일부가 작동되지 않는 등 문제를 노출했다.

미 항공우주국(NASA)은 스타라이너 귀환 시점을 계속 미루면서 자료 수집 및 분석을 진행해 왔고, 우주인을 태우지 않은 채 스타라이너만 지구로 귀환시키는 결정을 내렸다.

결국 스타라이너는 지난주 우주인 없이 지구로 돌아갔고, ISS에 8일만 머무를 예정이던 윌모어와 윌리엄스의 체류일정은 8개월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.

윌모어와 윌리엄스는 스타라이너가 지구로 귀환한 뒤 처음으로 이날 첫 기자회견에서 ISS에 남게 된 상황과 소감 등을 설명했다.

윌리엄스는 "매우 위험한 일이다. 그리고 이 업계에서는 그런 방식으로 일이 진행된다"며 "솔직히 말해 난 그것(스타라이너)이 문제 없이 지구에 착륙해 기뻤다. 행운을 빌었다"고 말했다.

윌모어는 "우주선이 조종사를 태우지 않고 떠나는 상황을 보고 싶지 않겠지만 그것이 우리가 처한 상황"이라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.

<연합>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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